안느가 퇴원을 하고, 여느 때와 다름없는 아침식사를 하다가
조르주가 어린 시절의 기억을 이야기 한다.
영화를 보고 집으로 돌아오던 길, 친구를 만나서 스토리를 들려주다가 슬퍼서 울음을 터트린 일.
안느가 말한다.
" 왜 여태 그 얘기를 하지 않았어요?"
" 아직 얘기하지 않은 것이 많아."
팔십이 넘은 노부부는 아직도 못다한 이야기가 많다.
하지만 너무나도 고약하고 지독한 병은 안느를 더 이상 안느일 수 없게 만들어버린다.
남아있던 이야기는 밖으로 나올 기회를 잃고, 평화롭던 노부부의 삶도 중단된다.
가장 두려운 것은 내가 나를 잃는 병.
그것보다 더 두려운 것은
정신을 잃은 나를,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이 감당해야 하는 상황.
영화를 보면서 많이 울었는데, 그들의 사랑 때문이 아니라
인간의 나약함에 대한 연민 때문이었다.
아무르-사랑이라는 개념은 찬란하고 영원하지만
사랑을 하는 주체인 인간은 한없이 나약한 존재.
조르주에 대한 연민, 안느에 대한 연민, 나약함에 대한 연민.
이런 감정들이 영화 내내 밀려들어서 힘들었다.
아무르.
어쩔 수 없는 순간이 닥치더라도, 그럼에도 불구하고,
결국은 사랑.
달라진건지, 잠시 여행을 온 건지 낯선 하네케였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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