두시간 반.
매표소 앞에서 러닝타임을 확인하고 불안했다.
볼거리가 쏟아지는 블록버스터에 플롯과 캐릭터까지 훌륭한 몇몇 영화를 제외하면
이렇게까지 긴 영화는 항상 문제가 있었다.
아니나 다를까 신의 소녀들도 내 기준에서는 '문제 있는' 영화였다.
문제 있는 영화 = 나를 지루하게 만드는 영화
이 영화가 이렇게까지 긴 이유는
주제에 집중 못하고 어정쩡한 자세로 여기저기 헤매고 다니기 때문이다.
영화를 보러가기 전, 후루룩 읽은 누군가의 평에서 응집력과 밀도라는 단어를 본 것 같은데,
그것들은 대체 어디에 있단 말인지.
고집스럽게 지루한 호흡, 쓸데없는 디테일, 압도적인 러닝타임 덕분에 뭔가 있어 보일 수도 있는데 이 영화는 별로다.
두 여자의 묘한 관계, 둘 사이의 섬세한 감정을 다루는 것도 별로.
맹목적인 믿음의 문제, 권위가 휘두르는 집단 폭력이라는 주제를 다루는 방식도 별로.
둘 다 제대로 해내지 못하고 엉거주춤 어설프다.
이 주제에 이 셋팅이면 없기도 힘든 긴장감. 없다.
많은 시간을 할애한 소녀들의 히스토리는 무엇을 위한 것이었는지.
하나라도 제대로 집중해야 한다구요.
죽음부터 엔딩까지의 마지막 장.
이 마지막장은 '자~ 슬슬 마무리는 해야겠지' 하고 붙여놓은 덩어리 같다.
그렇다고 앞덩어리가 상대적으로 더 좋았다는 소린 아니다.
그런데 이 영화, 깐느에서 각본상을 받았다고 한다. 깜놀.
지루한데 길기까지 한 영화를 보면 굉장히 심술맞아 지는데,
하루는 꼬박 깔 수 있을 것 같은데,
여기서 고만 할래요. 생각만 해도 지루해여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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